24년 페루 안데스 산맥 낭떠러지 근처 자동차 전복 사고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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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4 12:53:29
- 조회수
- 263
- 작성자
- 이**
작년 24년 1월 에 있던 사고로, 글을 써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글을 남깁니다. 도움을 주신 영사관과 실질적 도움을 주신 은사님(호칭을 까먹었습니다.. 저희는 그냥 은사님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기사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남편과 신혼여행으로 페루를 다녀왔습니다. 이때 아니면 남미를 언제가보겠냐 싶고, 마추픽추와 지상화 보고 싶어 다녀왔습니다. 그중 여행 일정으로 쿠스코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우루밤바 근처에 밤에 별도보고 멋진 숙소가 있어서 예약을 했고, 교통수단이 없어 렌트를 했습니다.
페루의 차량에는 네비가 있을경우 도난 당하는 사건이 많아 구글맵으로 보면 된다하여 저와 남편은 신나게 드라이브를 하며 멋진 풍경을 만끽하며 구글맵을 보고 운전을 했습니다.
거의 다 도착했을무렵 갑자기 좁은 산길로 인도했고, suv 차량이 다니기에는 무리였던것과 우측엔 깊은 협곡과 같은 낭떠러지가 펼쳐졌습니다. 당황한 남편은 제쪽으로 굴러떨어지면 안되니 옆에 여유 있냐고 물어봤고, 있다고 말하던중 차가 뒤집혔습니다. 운이 좋은건지 낭떨어지로 떨어지진 않았고, 제쪽은 문이 열리지 않아 침착하게 안전벨트를 풀고 운전석쪽을 통해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나오고 보니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중심점이 가있었다면 그냥 절벽 아래로 떨어질뻔 했습니다.
상황판단을 해보니 남편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본인 쪽으로 붙었고, 앞으로 가던중 작은 언덕이 있어 언덕을 넘다 차가 뒤집어진걸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천운으로 길이 험할걸 예상하여 남편이 튼튼한 suv 차량을 빌려서인지 몸성한데 없이 둘 다 무사했습니다.
그때가 대략 4-5시 였고, 차의 왕래가 없어보이는 길이고, 몇시간 뒤면 어두워질텐데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다 해보자며 가던 숙소의 주인에게 연락과 우연히 여행전 코로나 관련해서 알아보았던 영사관 카톡에 글을 남겼습니다. 바로 연락이 되었고, 우리의 상황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않아 반대편에서 툭툭이를 타고 현지분과 아들이 저희를 발견했고, 경찰에 신고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안지나서 경찰차가 오고, 저희를 데리고 근처 경찰서에 갔습니다. 둘다 스페인어를 못하기때문에 번역기와 영어를 써가며 남편이 사건 경위를 설명하였습니다.
물론, 말은 거의 안통했던것 같습니다.
체감으로는 8시즈음.. 갑자기 누가 왔다고 했고, 은사님(호칭은 제가 편한대로 하겠습니다) 이 오셨고, 답답했던 조사는 매끄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절차상 음주 및 마약 검사를 해야하는데 쿠스코까지 다시 가야했고, 잡은 숙소로 갈지, 쿠스코에 숙소를 잡을지 저희에게 물어보곤 쿠스코의 경찰병원..? 과 숙소까지 동행해주시고 자동차 보험사와도 대화를 대신 해주시고 비오는 날이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날 사건지점 근처 경찰서로 다시가서 사건 마무리도 잘 해주시고 렌트카 회사에서의 문제도 잘 해결해주시고.. 밥도 한식당에서 사주시고..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마치 사고친 고딩들 담임선생님이 해결해주시고 밥이나 먹자.. 와 같은 느낌이었고, 영어도 잘 안통하는 나라에서 만약 둘이 해결을 하려했다면 많이 고생했을텐데.. 너무나도 든든했습니다.
이후에 긴장도 풀리고 첫날 먹었던 고산병 약효과도 떨어져 고생을했는데 그전에 모든 수습이 다 끝나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작은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리마에 계신 경사님..(오래되어 호칭을 잊었습니다..) 시간되면 한번 들리셔라 라고 하셔서 인생에 해외 한국대사관에 누구를 만나러갈일은 몇번이나 있을까 싶어 시간을 쪼개어 방문을 하였고, 은사님과 함께 뒤에서 많이 도와주셨던 분과, 처음 카톡으로 문의를 드리고 답변을 주셨던 분들과 에피소드를 나누며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도움을 주셨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릴때는 부모님의 보호아래 자라오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도움을 받기보단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나이가 되었고, 오히려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했습니다. 우스겟소리로 ‘나라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는데’ 라는 책이나 미디어에 한탄할 때 자주 나오는 대사처럼 직접적으로 ‘나’ 라는 한 사람을 도와주는일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무형이다보니 느낄 수 있는 순간은 극히 드문게 나라의 보호인데.. 나라 밖에서 이러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많은 분들이 신경을 써주셔서 국힘이라는것이 많이 성장하였고, 나도 작은 개인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나서서 도와주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사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건으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지금, 저희는 다친곳 없이 무사히 살아남아 쌍둥이를 가지게 되었고,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남편과 그때일을 떠올리며 안전 운전 을 외치고, 해외에서는 가급적 대중교통이나 투어 가이드를 이용하자고 이야기를 하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큰다면 저희들과 같은일은 없도록 가르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도움을 주고받는 마음 따듯한 어른으로 키우려 합니다.
너무 늦게 올리는거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